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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이란? - 치주질환의 진단 방법
작성일 | 2018.06.21    조회 | 36873

치주질환의 진단 방법 

 

치주과 의사로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아마도 “젊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잇몸이 안좋아졌어요” 라는 말일 것입니다. 우리의 잠재 의식에 자리 잡고 있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는 속담과 일반적으로 느리게 진행하는 치주질환의 특성이 서로 맞물리면서 때로는 많은 수의 치아를 발치 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환자들을 때때로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환자분들과 조금만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모두들 잇몸이 조금씩 불편했는데 참을만해서 참았다고, 그 때 치과에 갔어야 되었었다고, 깊은 후회가 섞인 고해성사를 하실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은 잇몸 건강을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잇몸은 붉은색으로 변하며 부어오르게 되는 데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치과에서는 보통 엑스레이 검사와 수기구를 이용한 임상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 두 검사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검사가 다른 검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치아에 대한 잇몸뼈의 상대적인 위치를 알 수 가 있으며, 이를 통해 대체적인 치주질환의 심도를 알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잇몸 관리를 받지 않은 환자분의 경우 심한 잇몸뼈 파괴와 치아 뿌리에 붙어 있는 치석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치아를 몇 개만 자세히 보는 엑스레이를 추가적으로 촬영할 수 있습니다.

 

 

<심한 치조골 소실과 치은연하치석 등이 관찰된다>

  

 

수기구를 이용한 검사는 치주낭 측정기 (periodontal probe)라는 기구를 이용해 이 기구가 얼마나 깊게 들어가는 지, 출혈을 유발하는 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세게 찌르면 깊게 들어갈 것이고 피도 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치주낭 측정기 사용에는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있으며 치과에서는 이에 맞추어 검사를 하게 됩니다. 잇몸 염증이 있는 경우 치주낭 측정기의 작은 자극에서도 출혈이 생기며, 정상 범주보다 더 깊은 치주낭 깊이가 측정이 됩니다. 엑스레이에서 치아와 겹쳐서 진단이 되지 않았던 부위도 치주낭 측정기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모든 치아를 치주낭 탐침기로 검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검사는 환자분들에게 불편감을 일으킬 수 있지만,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반드시 필요합니다. 치과의사 입장에서도 모든 치아를 검사하고 기록해야 하므로 시간 소모가 많고 힘든 작업입니다.

 

 

<치주낭 측정 검사와 출혈 소견>

 

 

원칙적으로 엑스레이 검사와 치주낭 측정 검사는 주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환자분들의 잇몸 상태와 치과의사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환자마다 그 주기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이 어떤 종류가 얼마나 많이 나의 구강 내에 존재하는지 알수있는 검사 키트가 상용화되어 이미 국내에도 보급되고 있으며 한발 더 나아가 해외에서는 치주질환과 연관된 유전인자를 검사하는 시스템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런 검사법들은 위에서 소개한 방사선 사진 검사, 치주낭 측정 검사를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진단 영역에서 점점 그 필요성이 증가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치주미생물 검사로 인해 치주세균의 종류를 정량적으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치과에 가야만 본인이 치주질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안씁니다. 다만, 치주질환의 진행이 꼭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만한 통증이나 심대한 불편감을 유발하지 않는 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서두에서 잠시 말씀 드렸지만, 조금 불편했는데 참을 만했다고 환자분들의 말씀은 치주질환이 침묵의 암살자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의 반증입니다. 하지만, 치주질환은 완전히 침묵하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에게 미약하나마 계속적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Zurich 대학 연구원

임현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