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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 CHECK] 구강 유산균, 정말로 내려간 잇몸을 되돌릴 수 있을까?
작성일 | 2025.08.14    조회 | 2944

요즘 인터넷 광고나 유튜브에서
“구강 유산균을 꾸준히 먹으면 내려간 잇몸이 다시 올라옵니다”
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잇몸이 점점 내려가 치아 뿌리가 드러나는 경험을 해본 분이라면 귀가 솔깃할 만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주장이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강 유산균은 입속에서 유익한 작용을 하는 세균을 말하며,
대표적으로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움 같은 균이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런 유산균은 잇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 이를 완화하는데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잇몸과 치아 사이에 생긴 틈, 즉 치주낭에 염증이 생기면 붓고 피가 나며 입 냄새가 심해질 수 있는데, 일부 연구에서는 유산균을 복용한 그룹에서 치주낭 깊이가 줄고 출혈이나 치태가 감소하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유산균을 쓴 환자들의 치주낭 깊이 감소는, 평균 0.38mm 정도로, 이는 실제 환자가 체감하기에는 거의 의미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또,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균주가 효과를 보이는 듯했지만, 전체적으로 일관성 있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잇몸이 내려가는 현상, 즉 치은퇴축은 단순한 염증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칫솔질을 너무 세게 하거나 치아 배열과 위치의 문제, 원래부터 얇은 잇몸 구조, 장기간의 잇몸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잇몸이 점차 내려가면 치아 뿌리가 드러나게 됩니다.
이렇게 내려간 잇몸은 염증이 완화되거나 사라진다고 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이는 구조적인 손실이기 때문에 단순한 염증 치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유산균은 염증을 완화하는 데에는 일정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 효과가 임상적으로는 이미 내려간 잇몸을 다시 올려주는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수십 편의 임상 연구를 검토한 체계적 고찰에서도 유산균을 복용한 사람들의 염증 지표는 일부 개선되었지만 잇몸 높이 자체는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유럽치주학회(EFP)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학회는 전 세계 치과의사들이 참고하는 권위 있는 기관으로, 2020년에 발표한 지침에서
유산균을 잇몸 치료의 보조제로 사용하는 것은 아직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
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미 내려간 잇몸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별도의 치주 치료를 통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먼저 잇몸이 왜 내려갔는지 정확한 원인을 진단해야 하며, 염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스케일링이나 치근활택술 같은 전문적인 잇몸 치료로 염증을 조절해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입천장에서 잇몸 조직을 떼어 부족한 부위에 이식하는 치주 성형술(잇몸 이식술, 치근피개술)을 통해 잇몸 높이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구강 유산균은 염증 완화에는 보조적인 효과를 줄 수 있지만,
내려간 잇몸을 다시 올려주는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광고만 믿고 기대하기보다는 치주과 전문의에게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상담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참고문헌)

  1. Teughels W, et al. Clinical and microbiological effects of Lactobacillus reuteri probiotics in the treatment of chronic periodontitis: a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study. J Clin Periodontol. 2013.
  2. Baddouri S, Hannig M. Probiotics as an adjunctive therapy in periodontitis treatment—reality or illusion—a clinical perspective. npj Biofilms Microbiomes. 2024.
  3. Kassab MM, Cohen RE. The etiology and prevalence of gingival recession. J Am Dent Assoc. 2003;134(2):220‑225.
  4. Bouchard P, Malet J, Borghetti A. Decision-making in aesthetics: root coverage revisited. Periodontol 2000. 2001
  5. Sanz M, et al. Treatment of stage I–III periodontitis—the EFP S3 level clinical practice guideline. J Clin Periodontol. 2020